이 어색한 광경이 탐난다.

콧대 높은 파리의 봉막쉐 백화점에서 선 보인 첫 Made in Korea 제품 브랜드.
디자인계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밀라노의 로산나올란디, 그 옆자리에 선 20대의 한국인 디자이너.
뉴욕, 어른들의 디즈니 랜드라 불리는 abc home&carpet, Tom Dixon과 함께 걸린 한국어 브랜드 네임.

LOOK AT ME!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의 UMZIKIM 움직임이 걸어온 길의 발자취다.
이런 낯 뜨거운 소개를 내 손으로 하는 것이 참 어려웠다.

이제는 더 알리고 싶고 알려져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우리가 움직임을 시작한 이유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아 가는 요즘이다.
그래서 이렇게 두서없는, 가끔은 논리도 목적도 없을 이 글을 시작해 본다.

made in Korea/made in Italy
Made in Korea.

자랑스럽다고 말하고 싶은 이 짧은 문장, 누군가에게는 부끄러운 말일 때가 있다.
아직도 가끔은 그 누군가가 나라고 말하는 것 또한 참 어려운 고백이다.
유럽의 많은 나라 디자이너들이 부럽다. ( 독일인들은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 난 자신의 나라에서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스스로도 그 업계의 모두도 자랑스러워하는 그들이 부럽다.

한국의 많은 가게에서
“저희 가게는 전부 수입가구에요”
라고 말하며  자랑스러워하는 그들의 얼굴을 볼 때  한 번씩은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북유럽을 가면 이렇게 말하고

“우린 스칸디나비안 디자인만 취급합니다.”

독일을 가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독일 제품만 취급합니다.”

그리고 이탈리안들은 이런 말을 한다.

“이탈리에서 만든 물건이 아니군요.”

그리고 요즘 그들의 가게에 진열된 제품의 상표엔 이렇게 적혀있다.

 < MADE IN CHINA >

이런…

부럽다.

밀라노 파리 런던 뉴욕. 단순히 도시의 이름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허세가 하늘을 찌르는 것만 같다.
“자랑스러운” 한국 디자인. 어색함이 느껴지는 것은 괜한 나의 기분탓일까.

유럽에 나가 보니 다 자기 나라 디자인이 최고란다.
처음에는 부러웠다.
그리고는 화가 났다.
모두가 자기네가 최고라는데 한국에서는 스칸디나비안이, 멘디니가, 자하디드가 최고란다.
이 또한 역시나 나에게 너무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어색한 광경이다.

(이 광경은 한국 디자인의 중심이라는 DDP에서 자랑스럽게 넓고 좋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북유럽의 브랜드들을 보면 눈물이 절로 난다.)

어느 정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에게 선을 그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가끔 놀란다.
트렌드를 끌어간다는 곳들과의 미팅에서 Made in Korea의 브랜드를 처음 구매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다.
일본을 제외하고도 그 곳들에서 아시아 최초의 브랜드는 아니라는 사실은 아직도 날 자극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도 쿡 찔러오며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헌데 난 이 어색한 광경들이 난 탐난다.
이제 하면 되니까.